S&P 500에서 미 10년물 국채보다 높은 배당을 주는 종목이 19개다. 500개 중 19개. 2016년 7월엔 317개였다.
비율로 쓰면 3.85%다
Ned Davis Research 집계다. 2007년 5월 이후 최저이고, 이 지표의 장기 평균은 18% 근처다. 평균의 5분의 1로 내려앉았다.
- 2016년 7월 63.4% → 500개 중 317개가 국채를 이겼다. 브렉시트 직후, 10년물이 1.4%대이던 시절
- 지금 3.85% → 19개
- 10년물은 4.6%대, 30년물은 5.34%로 2007년 이후 최고를 찍었다
- S&P 500 배당수익률은 1.08% — 180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칼날은 두 개다. 국채 금리가 올라갔고, 배당수익률이 내려갔다. 그런데 배당수익률이 내려간 이유가 중요하다.
배당을 깎아서가 아니다
배당수익률은 분수다. 분자가 배당금, 분모가 주가. 지금 벌어진 일은 분자가 줄어든 게 아니라 분모가 뛴 것이다. 기업들은 배당을 깎지 않았다. 주가가 배당 인상 속도를 압도했을 뿐이다.
지수를 끌어내린 건 소수다. 엔비디아의 배당수익률은 0.5%에 못 미치고, 알파벳은 그보다 낮다. 시가총액 가중 지수에서 시총 상위 몇 개가 1%도 안 되는 배당을 주면, 나머지가 무엇을 하든 지수 배당수익률은 바닥에 붙는다.
메타와 알파벳이 2024년에 창사 이래 처음 배당을 시작했지만 그림은 바뀌지 않았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현금에 비하면 나눠주는 몫이 너무 작아서다. 미국 기업이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는 주된 방식은 1980년대부터 배당이 아니라 자사주 매입이었다.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서 없애면, 남은 주식 한 장의 몫이 커진다. 배당처럼 현금이 통장에 꽂히지는 않지만 주주에게 돌아가는 가치라는 점은 같다.
그래서 표면 배당수익률만 보면 착시가 생긴다. 배당에 자사주 매입을 더한 총주주수익률로 보면 국채와의 격차는 상당 부분 메워진다.
여기까지가 데이터가 말하는 사실이다. 아래는 30년간 자본시장에서 배운 패턴 인식이다.
그래도 문턱은 진짜다
착시를 걷어내도 남는 게 있다. 무위험 수익률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사실이다.
지난 15년간 채권은 돈을 세워두는 대가로 보관료를 받아 가는 자산에 가까웠다. 이자가 물가 상승률에 못 미쳤으니, 안전하게 들고 있을수록 구매력이 깎였다. 그래서 돈은 갈 곳이 없었고, 주식으로 갔다.
월가는 이 상태에 이름을 붙였다. TINA — There Is No Alternative, 대안이 없다. 주식이 좋아서 산 게 아니라 달리 둘 데가 없어서 샀다는 뜻이다. 칭찬이 아니라 자조에 가까운 말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2년물조차 4%를 넘는다. 주식의 변동성을 감수하지 않고도 물가를 방어할 이자가 나온다. 대안이 없던 자리에 대안이 생겼다.
골드만삭스의 향후 10년 전망을 이 문턱 위에 올려놓으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S&P 500의 연평균 총수익률 6.5%. 뜯어보면 기업 이익이 매년 6% 늘고, 배당이 1.4% 붙고, 여기서 매년 1%포인트를 도로 반납하는 구조다. 반납하는 이유는 지금 주식이 비싸게 출발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익에 시장이 매기는 값이 조금씩 낮아진다는 뜻이고, 하방 시나리오에서는 총수익률이 3%까지 내려간다.
지금 10년물을 사서 만기까지 들고 있으면 4.6%가 확정된다. 주식의 하방 시나리오가 국채의 확정 수익률을 밑돈다. 이게 지난 15년간 존재하지 않던 계산이다.
미국만 그런 건 아니다
같은 모델에서 글로벌 주식은 7.7%, 유럽 7.1%, 일본 8.2%, 아시아(일본 제외) 10.3%, 신흥국 10.9%다. 미국이 꼴찌다.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은 이익 성장이 좋지만 출발 가격이 비싸고, 나머지는 그 반대다. 성장률 차이가 아니라 지불한 가격의 차이가 10년 수익률을 가른다. 지난 10년의 미국 편중이 다음 10년에도 정답이라는 보장이 여기엔 없다.
2007년과 같은가
이 지표가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내려간 게 2007년 5월이고, 그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안다. 그래서 이 차트를 위기 신호로 읽고 싶어진다.
나는 그렇게 읽지 않는다. 2007년에는 서브프라임이라는 신용 뇌관이 따로 있었다. 지금 지수를 끌고 가는 기업들은 현금흐름이 두껍고, 부채로 성장을 산 회사들이 아니다. 이건 신용 사건의 전조가 아니라 자산배분의 신호다. 반대 사례도 있다. 1981년에도 금리는 살인적이었고, 그걸 소화한 뒤 시장은 20년을 올랐다.
다만 그 20년의 출발점은 싼 주식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500개 중 19개.
이 숫자가 말하는 건 주식이 비싸다는 게 아니라, 드디어 비교 대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출처 — 3.85%(2026년 7월 31일 기준)와 2016년 7월 63.4%는 Ned Davis Research 집계, 2026년 8월 공개. S&P 500 배당수익률 1.08%는 2026년 상반기 기준. 30년물 5.34%는 2026년 8월 18일. 10년 기대수익률(글로벌 7.7%, 미국 6.5%, 유럽 7.1%, 일본 8.2%, 아시아 ex-일본 10.3%, 신흥국 10.9%)과 구성 요소는 골드만삭스 장기 전망. 개별 종목 배당수익률은 2026년 7월 말 기준.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해석은 필자 개인의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