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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익과세 - 같은 이익, 여러개의 계정과목?

1억 원을 벌어도 국내 상장주식(소액주주)은 0원, 해외주식·코인은 2,145만 원, 파생은 1,072만 원을 낸다. 세법은 위험의 크기가 아니라 자산의 이름표에 세금을 매긴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 1월에 오는데, 그 자산이 무엇인지 정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아직 국회 문턱에 있다.

2026. 10. 11. · By KK · Chief of KK & Friends

1억 원을 벌었다. 국내 상장주식을 소액주주로 샀다면 세금 0원, 해외주식이면 2,145만 원, 코스피200 선물이면 1,072만 원, 2027년부터 코인이면 다시 2,145만 원이다. 세법은 위험의 크기가 아니라 자산에 붙은 이름표에 세금을 매긴다.

법전에 그어진 네 개의 계정과목

① 국내 상장주식: 과세 대상인데, 대부분 비과세

② 해외주식: 같은 증권, 다른 국경

③ 파생상품: 위험은 가장 큰데, 세율은 절반

④ 가상자산: 금융상품이 아니라고 정의된 자산

이름표가 위험을 대신 재고 있다

비과세 쪽 논리는 가볍지 않다. 거래세가 이미 양도세의 대가이고, 국내 자본시장을 키우려면 세금이 장을 떠나게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팔 때 세금이 붙으면 사람들은 오른 주식을 팔지 않고 버틴다. 세금을 미루려는 보유가 늘면 시장의 회전이 느려진다. 2024년 12월 금융투자소득세 (주식·채권·펀드의 손익을 한 바구니에 넣어 순이익에만 과세하려던 제도)가 시행 직전 폐지된 것도 이 판단이 이긴 결과였다. 그 바구니 안에는 원래 국내 주식 이익 5,000만 원까지의 공제도 있었는데, 제도와 함께 사라졌다.

반대편 논리도 단순하다. 근로로 번 1억 원과 주식으로 번 1억 원은 경제적으로 같은 1억 원이다. 그리고 지금 표는 그 원칙에서 네 갈래로 벌어져 있다. 손실 쪽은 더 비대칭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미국과 영국이 주식과 디지털자산의 손실 이월을 허용한다고 짚었다. 한국의 코인 투자자는 이익엔 22%를 내고, 손실은 그해 12월 31일에 사라진다.

과세망 바깥도 있다. 해외 거래소의 가상자산 선물이 ③과 ④ 중 어디에 걸리는지는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해외 거래 정보를 국가끼리 자동으로 주고받는 OECD 체계(CARF)가 2027년 46개국으로 시작하지만, 미국은 2029년에야 들어온다.

월가는 이 장면을 한 번 겪었다. 2000년 미국 의회는 상품선물현대화법으로 장외 스왑을 선물도 증권도 아닌 자리에 두었다. 이름이 없는 칸에서 시장은 감독 없이 자랐다. AIG가 판 신용부도스왑 (채권이 부도나면 대신 갚아주겠다는 계약)은 보험처럼 작동했지만 보험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그래서 보험사라면 쌓았을 준비금도 없었다. 2008년 그 칸의 청구서가 한꺼번에 도착했다. 분류가 위험을 담지 못하면 돈은 분류의 틈으로 흐른다.

Bottom line: Tax follows the label. Capital follows the gap.

정의가 세율보다 먼저 온다

세율 논쟁은 사실 정의 논쟁의 뒷면이다.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를 다시 쓰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정부가 7월 하반기 입법을 공식화했고, 여당은 정기국회 처리를 말하지만 정부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의가 바뀌면 따라오는 것이 많다. 정부는 같은 계획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ETF가 들어오는 순간 같은 비트코인이 증권의 옷을 입는다. 그 ETF의 이익이 어느 칸의 세금을 따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산은 그대로인데 이름표가 바뀌고, 이름표를 따라 세금도 바뀐다.

순서가 뒤집혀 있는 셈이다. 세금은 2027년 1월에 오는데, 그 자산이 무엇인지에 대한 법은 그 뒤에 온다. 이걸 실패로만 볼 필요는 없다. 스왑도 2010년 도드-프랭크법에서야 제 이름을 얻었다. 계정과목이 네 개로 갈라진 지금 상태는 붕괴가 아니라, 새 자산이 기존 장부에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의 흉터에 가깝다. 다만 흉터가 아무는 동안의 세금은 지금의 이름표대로 매겨진다.

💡 세율보다 먼저 볼 것은 그 자산이 법전 어느 칸에 들어 있는가, 그리고 그 칸이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 있을 것인가다.

세율표를 보는 사람에게는 숫자 네 개가 보이고,
분류표를 보는 사람에게는 아직 다 그려지지 않은 지도가 보인다.


경로별 세후 차이(직접 보유·해외 ETF·국내 상장주식 경유)는 9월 13일 글 「당신이 산 것은 비트코인인가, 남의 대차대조표인가」에서 다뤘다. 이번 글은 그 앞 단계, 이름표 자체를 다룬다.

출처
국회예산정책처 「가상자산 소득과세의 쟁점 및 과제」(2026-09-17, 블록미디어 보도); 데일리안, 가상자산 과세 시행 준비(2026-09-26); 블록미디어, 대주주 기준 하향안(2025-08-16); 전북일보, 대주주 50억 유지(2025-09-15); 더퍼블릭, 2026년 증권거래세; KB Think,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SBS Biz, 금투세 폐지·가상자산 과세 유예 본회의 통과(2024-12); 디지털자산기본법 하반기 입법(2026-07-14). 도입부 세액은 1억 원 이익에 250만 원 기본공제를 적용한 단순 계산이며, 국내 상장주식은 소액주주 기준이다. 거래수수료·환차손익은 제외했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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